말 도둑, 로릭스테드의 브레이카(Beraika)는 이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도둑으로써 크고 작은 사고를 치면서 스카이림의 여러 지역을 모험했지만, 전설 속의 존재인 '드래곤'이 이야기 밖으로 걸어나와서 실제로 도시를 끝장내버리는 광경은 상상해본 적도,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다. 아니,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없다고 평생 생각해왔다.

 스카이림에 전혀지던 '드래곤본'의 전설은 그냥 전설이고 오래된 이야기 같은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이들이 드래곤에 대해서 이야기하거나, 드래곤본에 대한 음유시인의 노래를 들으면서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나 아르고니안 메이드 같이 있을 수 없는 일을 재밌게 엮어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눈 앞에 있는 칠흑의 드래곤은 '진짜'였다. 화염을 내뿜어 헬겐을 온통 불바다로 만들었고, 불꽃의 비를 내려 제국군 놈들을 모두 태워죽이고 말았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드디어 내 차례구나, 짧고 비참했던 인생이여'하고 처형대에 목을 올린 상태였는데, 눈 앞에 첨탑에 오른 드래곤이 포효를 하자 그녀는 어안이 벙벙했다.

 드래곤이 등장하기 전, 로키어라는 시로딜 출신의 겁쟁이 상인 놈이 화살에 맞고 죽은 후에 처형식은 일사천리였다. 몇몇 스톰클록 반란군 놈들의 목이 날아갔고, 정의가 실현되었다며 헬겐 주민들이 소리친 후 이윽고 같이 마차를 타고온 울프릭 패거리의 차례가 왔음을 깨닫고 자신의 죽음도 성큼 다가왔다는걸 깨달았다.

 처형대 앞에 섰을 때, 그때서야 곧 죽는다는 게 실감이 됐다.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과거, 상처주었던 일, 후회되는 일, 고통스러웠던 일만 잔뜩 있었던 과거여, 세상이여, 아직 내가 훔쳐보지 못한 수많은 금은보화들이여, 안녕... 이라며, 만약 다시 살아난다면 어떻게 운을 타서 마법이나 배워볼까, 나도 남들처럼 어디 정착해서 편하게 살아볼까, 짧은 시간동안 그런 생각을 하며 처형대 앞에 목을 갖다댄 것이었다.

 팔크리스에서 영주의 은제 식기를 훔치고 경비병에게 잡혀서 고문당했을 때에도 이렇게 죽음에 가까운 감각을 느껴보지는 못했다. 그 떄는 왠지 모를 죽지 않는다는 감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눈 앞에 있는 것은 두려움과 공포 뿐.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졌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잠시, 드래곤의 불비로 작은 마을 하나가 쑥대밭이 되자 정신이 확 들어왔다.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신도 알길이 없다. 아니 정확히는 이해의 범주를 벗어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새파란 대낮의 하늘에서 밤하늘과 같이 시커먼 드래곤이 내려와, 커다란 포효소리를 내지르며 마을을 불태웠다는 것 밖에는, 정신 없이 이리저리 도망치다보니 제국군의 지하 감옥까지 내려왔다는 것 밖에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일은 없었다.

 도중에 드래곤이 날뛴 영향 때문인지 지하 감옥의 천장이 무너져 내려 자신을 잡아 죽이려고 따라오던 제국군 몇몇이 죽었는지, 길이 막혔는지, 따라오지 않게 된 덕분에, 일단 지하감옥에 잠깐은 숨어 있어도 괜찮을 법한 상황이 되었다.

 빼앗긴 장비나 돈을 되찾을 순 없었지만, 목숨을 부지한 것이 천만다행이다. 아무래도 이 상황에 추적자들이 내려오고 있을지도 모르는 위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위험하니, 성채 지하를 내려가는 것이 나아 보였고, 계단을 따라 내려가던 브레이카는 성채 지하에서 병영을 찾아 잠깐 쉬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거기서 제국군 장교의 것으로 보이는 강철갑옷을 하나 챙겨입었다. 꽤나 품질이 좋아서 나중에 새로 옷이나 갑옷을 장만하면 이걸 괜찮은 값에 팔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브레이카는 약간 기분이 좋아졌다. 지난 몇일 간 더럽게도 나빴던 운세가 한순간에 확 트인 것만 같았다. 원래 제국군에서 쓰는 갑옷이나 병기의 관리는 철저한 편이라 손쉽게 얻기도 힘들었고, 값어치도 꽤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동굴이 무너지기 전에 탈출에 성공하면 또 한번의 위기는 넘긴다. 언젠가 모험 이야기를 원하는 여관 손님들이나 무용담을 원하는 동네 꼬마들에게 자랑할만한 거리가 또 하나 생기는 것이다.

 원래 그녀가 쓰던 무기는 검신이 짧은 단검이었지만, 제국군의 병영에는 죄다 묵직한 장검이나 철퇴 같은 것뿐이었다. 그녀는 몇 개의 무기를 휘둘러 보다가, 적당히 가벼워 보이는 강철검을 갑옷 허리의 홀스터에 걸고, 제국군의 배낭에 필요할 것 같아보이는 것을 이것저것 챙겨넣었다. 그러면서 주변에 귀를 쫑긋 세우고 주변의 상황을 관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젊은 나이임에도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스카이림의 여러 지역을 방황하며 다종다양한 범죄를 저지른 그녀였다. 범죄자의 삶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신중함과 침착함이 그녀의 무기인 동시에, 그녀가 지금까지 여러 사람의 주머니로부터 셉팁을 훔쳐내면서도 이마에 도끼날이 박히지 않은 이유였다. 다시금 그녀는 자신에게 도둑으로써의 삶과 간단한 검술이라도 알려주었던 '브린드리트(Brindrite)'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그리고 무기가 자신의 손에 들어오자, 마음의 여유가 생겨 지하 감옥 깊숙히 더 내려가보기로 했다. 고문기술자가 있다고 하는 지하 감옥으로 내려가는 것은 영 탐탁치 않았지만, 드래곤과 제국군 추격자들이 있을 위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나아보였기 때문이었다.

 살아남은 제국군 일당이나 스톰클록 놈들이 성채 요새로 들어와 마주치면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지하감옥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아랫 쪽에서 두런두런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숨을 죽이고 멈춰서서 대화를 엿들었다.

 "나으리, 저희 여기서 나가야하는게 아닐까요? 아까부터 밖이 소란스러운데요."
 "카르스반(Carsbarn)과 란미어(Ranme)를 위로 보냈으니 상황을 보고 길을 찾자고. 동굴 저쪽엔 거미들이 드글거리잖나."
 "그렇습죠, 나으리. 두 녀석이 돌아오면 같이 나가는게 낫겠죠?"

 브레이카는 이들이 드래곤의 화염에 불타버린 제국군의 여성 장교가 말하던 고문 기술자들임을 깨달았다. 나으리라고 불리는 쪽이 고문기술자고, 나머지 한 녀석은 조수가 아닐까. 브레이카는 지금 자신의 상황이 제국군의 이 남정네들과 2대1을 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고문기술자들이라니, 상대는 다양한 날붙이를 다루는데는 능숙한 전문가일 가능성이 높다. 만만한 상대는 아닐 것이다. 가만히 방법을 생각하고 있자니, 계단 아래가 소란스러워졌다.

 "네 놈! 여긴 어떻게 들어왔지! 그 동굴에는 거대 거미를 풀어놨는데!"
 "어, 음. 오는... 길에는..? 다, 죽었어.. 요? 제, 제가 안그랬.. 어요?"
 "이 애송이 옷은 또 왜 이래? 새하얀 넝마조각 같은걸 걸치고 있잖아!"
 "나으리, 이 녀석, 첩자가 아닐까요? 여기 잡힌 반동놈들을 구해내려고 길을 찾던 중일지도 모릅니다요!"

 누군가 제 3자가 저 아래에 나타났고, 제국 측의 군인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젊은 외국인 남자가 시비를 붙은 듯했다. 시로딜어가 익숙하지 않은걸 보면 수인족일까? 그렇다면 저들의 반응은 이상했다. 수인족이 스톰클락일리가 없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스톰클락 반란군의 본거지인 윈드헬름은 노르드를 제외하면 엘프든 수인족이든 인종차별이 심하다고 들었다.

 사정이야, 진실이야 어쨌건 간에 아무튼 이것은 기회다. 브레이카는 이 소란을 틈타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벽에 바싹 붙어서 자세를 낮추고, 숨을 죽이고, 계단을 내려갔다.

 "그래, 그래, 이 자식, 복장부터가 수상하구만. 이놈을 잡아서 정보를 캐내면 한몫 두둑히 벌 수 있을지도 모르지."

 "첩.. 첩, 자가 아닙니다! 드래곤, 드래곤을 찾으러..? 왔어요!"

 "흥! 미친 소리!"


 엉망진창의 발음과 억양으로 시로딜어를 구사하는 외국인 남자는 드래곤을 찾으러 왔다고 했다. 고문기술자의 말대로, 미친 소리나 다름 없다. 세 남자의 소란 속에서, 브레이카는 소리를 죽인 채로 계단 마지막 층계의 벽에 바싹 붙어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거리는 상당히 가까워진 듯했고, 그들은 아무래도 외국인 남자를 포박해서 고문할 생각인듯했다.


 브레이카는 이 상황에서 밖으로 나갈 방법을 떠올렸다. 어떻게 하면 저들과 싸우지 않고, 이 곳을 뜰 수 있을까? 그 때, 그녀는 드래곤의 화염으로 그을음이 진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복장, 그것은 제국군 장교의 것과도 같았다. 그녀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려, 대본을 짰다. 저 남자는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 * *


 이세계에서 온, 표류자인 나는, 이건 정말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미치겠다. 성벽과 성문이 보이는 시점까지 도달했더니 하늘에 새까만 드래곤이 보였고, 드래곤이 지상을 굽어보며 눈이 마주치는 순간, 선채로 오줌을 싸버릴 듯한 엄청난 공포심에 자세를 낮추고 숨을 곳을 찾아 황급히 들어온 게 이 동굴이다.

 동굴 입구 앞에서 숨죽이고 있자니 춥고, 앞으로 더 나아가자 불빛이 보여 들어갔더니, 동굴 천장에 뚫린 틈새로 드래곤이 내린 화염 덩어리가 떨어져 들어와 불바다가 되어 있었다. 심지어 기름이나 그런 것을 보관하던 창고인지, 기름이 흘러서 불꽃은 계속 타들어가는 중이었다.

 매캐한 휘발성 기름이 타는 냄새와 함께, 사람만큼 커다란 거미 몇마리가 수북한 다리털을 뽐내며 괴기하게 뒤틀리며 불타고 있었고, 그 불빛에 이끌려 동굴 안에 들어온 것이었다. 단백질이 타는 냄새도 기름의 냄새와 함께 고약하게 동굴을 채우고 있었고, 따뜻한 화염에 잠깐 몸을 녹인 나는 불빛 속에서 동굴 안쪽에 인간이 건설한듯한 벽돌 구조물을 발견하고 더 깊이 들어가기로 했다.

 일단 불이 붙은 곳에 머물자니 공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더 깊이 들어가던지, 나가던지, 어차피 선택지는 둘 중 하나였다.

 그리고 더 깊이 들어가고자 결정한 뒤에, 발견한게 이 사람들이다. 붉은 색으로 염색된 포인트가 있는 갑옷을 걸친 2인조. 한명의 눈빛은 마치 독사의 그것을 보는 것처럼 날카로워 보여서, 가까이 할 사람이 아닌듯했다. 이자들은 군인이고, 나를 적국의 끄나풀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게다가 이 곳의 풍경, 이 살풍경한 광경은 영화나 만화에서 보던 고문실의 그것과 닮아있다. 사람을 가둬두는 몇개의 우리, 해부나 고문에 쓰일 것만 같은 날카로운 도구들. 도구의 수준으로 볼 때, 이곳의 과학 기술은 중세즈음인듯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보던 중세시대 영화에서 보던 것과 굉장히 흡사하다.

 혹시 저 옆 우리 같은 곳에 갇힌 저 사람은 죽은건가? 푸른 빛의 로브를 입은 깡마른 남자는 우리 안에 축 늘어진채였다. 나도 곧 저꼴이 나는걸까?

 아무래도 언어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 그들의 언어를 듣자, 나도 모르게 내가 이곳의 언어를 원래 구사할 수 있었던 것 마냥 자연스럽게 내뱉을 수 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조치도 없이 '이쪽'으로 보내지는 않는 모양이다. '장치'의 힘인가? 아차, 지금 그런걸 고민할 때가 아니다.

 이들은 나를 붙잡아 고문하려고 한다. 어떻게 해야하나? 오는 길 모퉁이 그림자 속에서 얼핏 인간의 육신과 비슷한 형체를 보았지만, 애써 무시했던 것이 떠올랐다. 죽을지도 모른다. 이건 정말 큰일이다.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나는 지난 인생을 되돌아 볼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이 '일'은 정말 위험하다. 어쩐지 대우가 너무 좋다 했다. 괜히 하기로 했어... 하는 후회와 자책을 하던 찰나,

 "이게 무슨 일인가? 고문관?"

 내가 서있는 반대편의 계단에서 그림자 하나가 불쑥 튀어나오면서 그들을 향해 물었다. 위엄에 찬 듯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이 사람은 높은 사람임에 틀림 없다.

 "앗, 안녕하십니까요, 장교님."
 "네, 다름이 아니라 이놈이 우리 감옥의 비밀 통로를 뚫고 왔길래 아무래도 스톰클락 놈들의 첩자같습니다요."

 고문 기술자가 빨간 색 포인트를 준 철제 갑옷을 걸친 여장교에게 고해바쳤다. 난 이제 거의 자포자기 심정이다. 저들은 3명 모두 칼을 차고 있었고, 나에겐 아무런 무기도 없다. 목숨만 부지하길 바랄 뿐. 나는 초등학생 시절 호랑이 선생님께 숙제를 안했다고 말씀드리고 벌 받기를 기다리는 심정이 되어버렸다.

 "왜 보고할 생각을 하지 않았나! 이자는 내 정보책일세!"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마찬가지로 고문관 일행도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나를 노려보았다.


 장교라는 자는 드래곤이 있던 불이 붙었던 그 곳에서 왔는지, 그을음을 얼굴에 잔뜩 묻힌 채로 나를 보고 갑자기 정보책이라고 했다.

 어쩌면, 혹시나, '기관'에서 포섭하거나 내려보낸 자가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나는 그녀에게 장단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여기서 살아가려면 그 방법 뿐이고, 이렇게 상황을 호전시키는 것 보면 '기관'과 관련이 있는 자가 틀림없었다.


 "아이고야, 아이고, 나.. 나으리, 왠일로.. 왜이리? 늦게.. 오십니.. 오십니까요?"


 아무래도 내 쪽이 아랫사람이라는 저쪽의 설정에 맞추어 고문 기술자의 부하의 말투를 흉내내기로 했다.

 뭔가 억양은 다르지만, 이들의 언어는 쉽게 배우기 힘들 것 같다. 발음은 힘들지 않았지만 억양이라고 해야할까, 문장에 리듬이 있어 익숙치가 않다.


 "이 자가 드래곤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나!"


 장교라고 자칭한 기관의 요원은 고문관들을 박력있게 윽박질러댔다.


 "예, 예, 장교님, 물론 했슴죠. 했습니다요."

 "이 자는 내가 드래곤에 대한 전설을 조사하기 위해 요청한 나방교단의 사제다. 이 이상한 복색은 나방교단 신입 사제들이 입는 옷이지."


 나방교단? 신입 사제?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장단을 맞추기로 했다. 나는 의기양양하게 어깨를 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여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긍정인가? 같은 지구에서도 문화권마다 다른데..


 "아이고, 이거 사제님을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나방교단이라니... 백금탑에서 일하는 분들 말씀이시죠?"

 "그렇다. 이제 가지, 사제. 자네가 알아낸 것을 알려주게."


 그러면서 장교는 내 어깨를 잡아 끈다. 강하면서도 억센 손길이다. 마치 '제대로 장단을 맞추지 못하면 큰일날줄 알아라'하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장교는 내가 왔던 길로 나를 잡아 끌었다. 그녀와 살짝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에메랄드 빛 눈 속에 약간의 불안감이 비춰지는 듯했다. 내 몸과 맞닿은 그녀의 작은 체구는 단단한 근육으로 된 것만 같았고, 비록 여성이지만 운동이 부족한 평범한 현대인에 불과한 내가 그녀에게 덤빈다고 해서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보였다.


 "죄송합니다! 장교님!"

 "죄, 죄송합니다요, 나으리!"


 고문관 일행에게서 등을 돌려 나가는 우리들에게, 그들은 죄송하다고 연신 사죄를 해댔다.